'메리대구공방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14 [메대공] 취업 가이드 - 황제 슈퍼 1
  2. 2008.12.14 메리 대구 공방전 - 그들의 꿈과 열정

[메대공] 취업 가이드 - 황제 슈퍼

(2007/05/25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

대 H 그룹의 식품 유통 사업 본부. 얼마 전에는 단지 간판에서 'ㅇ'자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화제 슈퍼'로 사명을 변경하여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

화제 슈퍼로의 사명 변경 중인 당시의 황제 슈퍼 간판


황제 슈퍼 CEO 최황재 - 요즘에는 예술계로도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황제 슈퍼는 학력은 물론이고, 연령 제한, 외모 차별이 전혀 없는 열린 채용을 채택하고 있다. 시급도 '한 몫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두둑하다. 다만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일당백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만은 만땅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제 슈퍼 채용 공고 - 학력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연령과 외모에도 특별히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열린 채용이라고 해서 쉽게 붙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황제 슈퍼는 주먹 구구식으로 대충 인재를 채용하는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으로 1차 서류 전형 - 2차 필기 시험 - 3차 실기 테~스트를 거쳐 신중하게 선발하고 있다.


- 1차 서류 전형 -
틀에 박힌 듯한 이력서로는 서류 통과 조차 어렵다. 이력서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로필 사진과 간단 명료한 경력 소개 및 포부 제시로 구인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게 중요하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이력서들(당사자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맘대로 게재하였음)


- 2차 필기 시험 -
카운터에서의 계산 능력을 측정한다. 똘이 장군 소세지 등 구체적인 상품의 가격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평소 다양한 군것질로 제품 정보를 습득해 놓는 게 좋다. 제품 가격과 더불어 외상값까지 계산해야 하는 고난이도 문제도 출제 되므로 '달아 놓은' 경험이 많으면 유리하다. 또 계산기 사용이 가능하므로 귀찮더라도 꼭 챙겨가도록 하자(없으면 휴대폰이라도).

현장의 치열함이 전해져 오는 2차 필기 시험 모습


- 3차 실기 테스트 -
실제 업무인 쌀 배달, 슈퍼 앞 자리 세팅 및 해체, 매장 업무를 테스트한다. 쌀 배달시에는 자전거를 쓸 수도 있지만 계단 등의 위험 요소도 고려하여 자전거 사용 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자리 세팅 및 해체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순발력과 정확성이 중요하다. 매장 업무 테스트시에는 자신이 매장에 있는 동안 얼마 만큼의 손님이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므로 사용가능한 인맥을 총 동원하도록 한다. 물론 친절과 상냥한 미소는 기본이다.

쌀 배달에 열중인 지원자들


자리 세팅 및 해체 - 신속하고 정확한 손발놀림이 필요하다


매장 업무 - 항상 친절과 미소를 잊지 말자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채용 단계는 위 세 단계다. 그러나 3단계를 통과했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숨겨진 단계인 이른바 '충성도 테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황제 슈퍼 CEO 최황재는 진정으로 슈퍼에 몸바쳐 충성할 인재를 원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충성도 테스트 결과에 따라 당락이 순식간에 뒤바뀔 수도 있다. 물론 위 3단계 전형에서 떨어졌다면 자신의 충성도를 적극 어필함으로써 마지막 역전을 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 충성도 테스트에서 경쟁자 황메리씨에게 뒤져 채용이 무산된 강대구씨





메리 대구 공방전 - 그들의 꿈과 열정

(2007/05/25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


좋아하는 배우 이하나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보게된 드라마다. 예고만 봤을 때는 그리 기대하지 않았다. 줄거리가 뚜렷하지 않고 너무 가벼워 보여서 그냥 웃고 잊어버릴 코믹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1회를 본 뒤 생각이 달라졌다. 그 이름만큼 엉뚱한 캐릭터들의 행동과 우스운 상황 전개 속에 담겨있는 것은 '꿈'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었다. 

두 주인공 메리와 대구는 흔히 말하는 백수다. 메리는 무명 가수의 코러스나 계란 장수의 홍보 멘트(?)를 녹음해 주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될 리가 없고, 집 안에서도 매일 구박만 받는다. 대구는 무협소설가로서 책도 두 권이나 냈지만, 바로 그 책 때문에 출판사가 망하고, 지금은 아는 형네 집에 얹혀 있는 신세다. 그러나 메리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대구는 무협소설계의 거장이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다.


메리 - 연애시대의 지호처럼 츄리닝을 즐겨 입는다. 물론 식탐도 만만치 않다


대구와 강철남 - 대구를 처음 봤을 때 문득 강철남이라는 만화 캐릭터가 떠올랐다.

외모뿐만 아니라 (영웅적인) 행동 또한 닮았다. 그러고 보니 성도 똑같네...


이들은 그다지 뛰어난 재능을 갖지는 못한 듯하다. 메리는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대구는 자신의 소설 때문에 출판사가 망해버려 사장으로부터 음란 무협소설을 쓰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메리는 공원에서 혼자 연습을 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광녀'로 알려지기도 한다. 대구는 그런 메리에게서 영감을 얻어 사장이 제시한 음란 소설이 아닌 새로운 무협소설을 구상해 나간다.


맥주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 연습 중인 메리

대구가 구상 중인 소설에 등장하는 광녀. 광녀면 어때? 넘흐넘흐 입흐다~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이들은 낙천적이다. 세상에 어느 여자가 메리처럼 달랑 무료 교환권만 몇 개 들고 백화점에 가서 즐겁게 쇼핑할 수 있을까? 또, 대구처럼 피자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쓰레기통을 뒤져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결국엔 메리 좋은 일만 시키게 되지만)?


메리는 무료 교환권만 갖고 백화점에 가서 당당하고 즐겁게 쇼핑한다.
료 상품이 떨어져도 기죽지 않는다.
다음 날, 백화점 개장하자 마자 들어와 받아가는 집념을 보여준다.



쿠폰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는 대구.
메리와 합작하여 피자 대(大)자 주문에 성공하지만 결국 메리 배만 채워주고 만다.


청년들이 너도 나도 대기업, 공무원만 바라 보고 있는 지금, 메대공은 그들에게(물론 내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꿈이 뭔지, 그것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할 수 있는지...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단지 돈과 안정적인 직장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근데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아직도 나는 내 길을 정하지도 못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1회에서 나온 메리의 명대사...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건 없지만, 내 안에서 뭔가가 이만큼 키가 컸을 거야. "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