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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대구 공방전 - 그들의 꿈과 열정

(2007/05/25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


좋아하는 배우 이하나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보게된 드라마다. 예고만 봤을 때는 그리 기대하지 않았다. 줄거리가 뚜렷하지 않고 너무 가벼워 보여서 그냥 웃고 잊어버릴 코믹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1회를 본 뒤 생각이 달라졌다. 그 이름만큼 엉뚱한 캐릭터들의 행동과 우스운 상황 전개 속에 담겨있는 것은 '꿈'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었다. 

두 주인공 메리와 대구는 흔히 말하는 백수다. 메리는 무명 가수의 코러스나 계란 장수의 홍보 멘트(?)를 녹음해 주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될 리가 없고, 집 안에서도 매일 구박만 받는다. 대구는 무협소설가로서 책도 두 권이나 냈지만, 바로 그 책 때문에 출판사가 망하고, 지금은 아는 형네 집에 얹혀 있는 신세다. 그러나 메리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대구는 무협소설계의 거장이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다.


메리 - 연애시대의 지호처럼 츄리닝을 즐겨 입는다. 물론 식탐도 만만치 않다


대구와 강철남 - 대구를 처음 봤을 때 문득 강철남이라는 만화 캐릭터가 떠올랐다.

외모뿐만 아니라 (영웅적인) 행동 또한 닮았다. 그러고 보니 성도 똑같네...


이들은 그다지 뛰어난 재능을 갖지는 못한 듯하다. 메리는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대구는 자신의 소설 때문에 출판사가 망해버려 사장으로부터 음란 무협소설을 쓰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메리는 공원에서 혼자 연습을 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광녀'로 알려지기도 한다. 대구는 그런 메리에게서 영감을 얻어 사장이 제시한 음란 소설이 아닌 새로운 무협소설을 구상해 나간다.


맥주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 연습 중인 메리

대구가 구상 중인 소설에 등장하는 광녀. 광녀면 어때? 넘흐넘흐 입흐다~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이들은 낙천적이다. 세상에 어느 여자가 메리처럼 달랑 무료 교환권만 몇 개 들고 백화점에 가서 즐겁게 쇼핑할 수 있을까? 또, 대구처럼 피자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쓰레기통을 뒤져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결국엔 메리 좋은 일만 시키게 되지만)?


메리는 무료 교환권만 갖고 백화점에 가서 당당하고 즐겁게 쇼핑한다.
료 상품이 떨어져도 기죽지 않는다.
다음 날, 백화점 개장하자 마자 들어와 받아가는 집념을 보여준다.



쿠폰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는 대구.
메리와 합작하여 피자 대(大)자 주문에 성공하지만 결국 메리 배만 채워주고 만다.


청년들이 너도 나도 대기업, 공무원만 바라 보고 있는 지금, 메대공은 그들에게(물론 내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꿈이 뭔지, 그것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할 수 있는지...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단지 돈과 안정적인 직장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근데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아직도 나는 내 길을 정하지도 못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1회에서 나온 메리의 명대사...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건 없지만, 내 안에서 뭔가가 이만큼 키가 컸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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